자녀가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가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면, 부모가 첫 24~48시간 안에 해야 할 일은 네 가지입니다. ① 비난 없이 사실을 듣고, ② 자녀의 기기를 보관하되 절대 자료를 삭제하지 않으며, ③ 피해자 측에 직접 연락하지 않고, ④ 경찰 소환 전에 변호사를 선임하는 것입니다. 이 글은 그 첫 대응부터 심리평가와 회복까지, 가해 자녀를 둔 부모가 지나야 할 길을 순서대로 정리한 안내입니다.
핵심 요약
· 첫 24~48시간의 네 가지: 사실 듣기, 기기 보관(삭제 금지), 피해자 측 접촉 금지, 이른 변호사 선임
· 자료 삭제는 증거인멸로, 사실의 부인·축소는 더 무거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부모가 지나는 단계는 부정 → 책임 → 사과이며, 사과에는 적절한 시점이 있습니다
· 딥페이크 등 허위영상물은 제작·유포뿐 아니라 시청·소지도 처벌 대상입니다(2024년 법 개정 이후)
· 처분 대응과 별개로, 재범위험성 평가와 심리상담이 자녀의 회복과 재발 방지의 핵심입니다
왜 첫 대응이 그렇게 중요한가요?
디지털 성범죄 가해 청소년의 부모들은 대부분 "설마 우리 아이가"라고 믿어 온 평범한 가정의 부모들입니다. 그래서 통보를 받은 직후에는 누구나 부정의 단계('내 아이가 그랬을 리 없다')를 지나게 됩니다. 문제는 이 단계에 오래 머물수록 변호사 선임이 늦어지고, 자녀의 첫 진술이 흐려지며, 사건의 결과가 무거워진다는 점입니다. 첫 24~48시간의 대응은 처벌을 피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사건을 정직하게 마주할 준비를 갖추는 시간입니다.
첫 24~48시간, 무엇부터 해야 하나요?
순서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비난 없이 사실을 듣습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마·아빠에게 말해 줄래?"의 어조로 자녀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추궁과 격노는 자녀의 입을 닫게 하고, 이후 모든 대응의 토대가 되는 사실 파악을 어렵게 만듭니다.
2. 자녀의 기기를 보관하되, 자료는 절대 삭제하지 않습니다. 추가 제작·유포를 막기 위해 부모가 기기를 보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자료를 지우는 것은 증거인멸로 받아들여져 사건을 훨씬 무겁게 만듭니다.
3. 피해자 측에 직접 연락하지 않습니다. 사과하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럽지만, 변호사 선임 전의 준비되지 않은 접촉은 피해자 가정에 또 다른 상처가 되고 사건 진행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과에는 적절한 시점과 방식이 있습니다.
4.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변호사를 선임합니다. 가장 안전한 시점은 자녀가 경찰 소환 통보를 받기 전입니다. 첫 진술 전에 변호사가 자녀를 만나 진술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이후 절차 전체에 큰 차이를 만들며, 미성년 보호처분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인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장난이었어요'라는 말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거의 모든 가해 청소년이 첫마디로 "그냥 장난이었어요"라고 말합니다. 상담 현장에서 보면 이 말은 처벌을 피하려는 거짓말이 아니라, 범행 순간 자녀의 시야에 피해자의 고통이 전혀 들어와 있지 않았다는 사실의 고백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역할은 이 말에 격분해 몰아붙이는 것도, "우리 애는 원래 착한 아이"라며 함께 축소하는 것도 아닙니다. 자녀가 자기 행동이 한 사람에게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를 정확히 마주하도록, 곁에서 책임의 단계로 이끄는 것입니다. 자녀가 이 단계에 진심으로 이르렀는지는 수사와 처분 과정에서도 드러나며, 반성문 역시 부모가 대신 써 주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그 단계에 이른 뒤 스스로 쓸 때 의미를 갖습니다.
법적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미성년 가해자의 절차는 나이에 따라 갈립니다. 2024년 법 개정 이후 허위영상물(딥페이크)은 제작·유포뿐 아니라 시청·소지만으로도 처벌 대상이며,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 구분 | 적용 | 내용 |
|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 |
형사 책임 없음, 소년보호사건 | 보호처분 대상 |
| 만 14~19세 미만 (범죄소년) |
사안의 중대성과 반성 정도에 따라 결정 | 형사처벌 또는 보호처분(1~10호: 감호위탁, 사회봉사,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
| 만 19세 이상 | 일반 형사 절차 | 성인과 동일하게 처벌 |
사건의 갈림길은 검사(또는 법원)의 결정 단계입니다. 자녀가 사실을 인정하고 책임의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 그리고 부모가 그 과정을 함께 지고 있다는 것이 변호사의 의견서와 자녀의 반성문을 통해 확인될 때, 소년보호사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열립니다. 반대로 부인과 축소는 결과를 더 무겁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리평가와 상담은 왜 함께 필요한가요?
법적 절차가 사건의 결과를 다룬다면, 심리평가와 상담은 사건의 원인을 다룹니다. ERASOR(청소년 성범죄 재범위험성 평가도구) 등을 통한 재범위험성 평가는 이 아이의 행동이 성적 몰두에서 온 것인지, 또래 압력에서 온 것인지, 공감의 공백에서 온 것인지를 확인해 무엇을 바꾸면 재발하지 않는지를 알려줍니다. 이 평가 결과는 처분 단계에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처분 이후 자녀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회복 계획의 출발점이 됩니다. 저희 연구원이 가해 청소년의 평가와 상담에서 한결같이 확인하는 사실은, 가해 자녀의 회복과 피해자의 회복은 모순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책임을 정직하게 지날 때에만 두 회복이 함께 가능해집니다.
부모 자신은 어떻게 버텨야 하나요?
가해 자녀의 부모에게는 죄책감, 사회의 시선, 피해 가정에 대한 미안함이 한꺼번에 몰려옵니다. 그러나 부모가 무너지면 자녀를 책임의 단계로 이끌 사람이 없어집니다. 무너지는 시간은 자녀가 보지 않는 곳에서, 배우자·신뢰할 수 있는 사람·전문 상담자와 나누어 지십시오. 그리고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는 6개월~1년 6개월 동안 식탁과 잠자리, 등하교 같은 일상을 지켜 주십시오. 사건이 가정의 전부가 되지 않아야, 자녀가 사건과 별개로 자기 회복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정리
첫 48시간에는 사실 듣기, 기기 보관, 접촉 금지, 변호사 선임의 네 가지를 지키고, 그 이후에는 자녀를 부정에서 책임으로, 책임에서 진정한 사과와 회복으로 이끄는 것이 부모의 길입니다. 자녀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행동을 가볍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무게를 정확히 마주하도록 곁에 있어 주는 것입니다. 그 길은 혼자 갈 수 없고, 혼자 가지 않아도 됩니다. (2026년 7월 기준, 최종 수정일 2026. 7. 26.)
자주 묻는 질문 (FAQ)
Q. 학교에도 알려야 하나요? 학교폭력 절차와 형사 절차는 별개인가요?
별개의 절차입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학교폭력 심의와 수사기관의 형사·소년 절차는 따로 진행될 수 있으며, 각 절차에서의 진술과 대응이 서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학교 통보 여부와 시점은 사건의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변호사와 먼저 상의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피해자 가정에 바로 사과 편지를 보내면 안 되나요?
변호사 선임 전에는 권장되지 않습니다. 의도가 진심이어도, 준비되지 않은 접촉은 피해자 측에 2차 가해로 받아들여지거나 사건 진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사과는 자녀가 책임의 단계에 이른 뒤, 변호사와 상의해 적절한 시점과 방식으로 전달될 때 의미를 갖습니다.
Q. 사과와 합의는 무엇이 다른가요?
사과는 자녀가 자기 행동의 무게를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마음을 전하는 일이고, 합의는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절차의 하나입니다. 합의만 서두르고 사과의 진정성이 없으면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으며, 두 가지를 구분해 진행하는 것이 사건에도 자녀의 회복에도 바람직합니다.
Q. 자녀가 처벌을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소년보호사건으로 처리되어 보호처분을 받는 경우, 소년법은 그 처분이 장래 신상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형사처벌 전과와는 다르게 취급됩니다. 다만 사건이 형사 절차로 가는 경우는 다를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내용은 변호사에게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자녀가 '안 했다'고 부인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모가 추궁으로 사실을 가려내려 하기보다, 판단을 보류하고 변호사와 함께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다만 사실인 행동을 부인하거나 축소하는 진술은 사건 결과를 더 무겁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자녀와 공유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법적 절차가 끝나면 심리치료는 안 받아도 되나요?
처분이 끝나도 행동의 원인이 된 요인(성적 몰두, 또래 압력, 공감 공백 등)이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재범위험성 평가로 개별 위험 요인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교육·상담을 이어가는 것이, 재발을 막고 자녀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가장 확실한 길입니다.
글 | 이재호 (중독심리전문가 제289호)
한국중독연구교육원 · 경기도 평택시 · 『디지털 정글에서 아이를 지키는 법』 공저
문의 010-5833-2259 · jha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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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나 심리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형사·소년 절차에 관한 구체적인 판단은 반드시 변호사와, 심리적 개입은 전문가와 개별 상담을 거치시기 바랍니다.
참고: 『디지털 정글에서 아이를 지키는 법』(법무법인 청 · 한국중독연구교육원 공저) / 소년법(보호처분 제도)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 2024년 개정 사항. 본문 삽화는 이해를 돕기 위해 제작한 일러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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