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의 무게 | 연재소설

[법률 소설-변론의 무게] 프롤로그- 사건 기록에는 무게가 있다

creator18553 2026. 7. 23. 21:34

法律小說 · 連載 第0回

프롤로그 — 이 기록을 시작하며

변론의 무게 · 성범죄 전문 변호사가 기록한 일곱 개의 사건

기록 번호 2026-연재-제0호
다음 기일 1장 「지워지지 않는 얼굴」 1-1화
변론의 무게

사건기록에는 무게가 있다.

비유가 아니다. 기록이 두꺼운 사건은 실제로 무겁다. 수사기록, 진술조서, 증거목록, 감정서, 탄원서. 한 사람의 가장 나쁜 하루가 종이가 되어 쌓이면, 그것은 두 손으로 들어야 하는 무게가 된다. 십사 년째 나는 그 무게를 들고 법원 청사 계단을 오른다. 이상한 일이다. 기록은 해마다 전자화되어 얇아지는데, 들고 오르는 무게는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았다.

나는 성범죄 사건을 변호하는 변호사다.

이 문장을 처음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대개 둘로 나뉜다. 좋은 일 하시네요, 라고 말하는 사람과, 어떻게 그런 사람들을 변호하느냐고 묻는 사람. 흥미로운 것은 두 반응이 정확히 같은 오해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내가 어느 한쪽 편에 서 있으리라는 오해.

나는 피해자 옆에 앉은 날도 있었고, 피고인 옆에 앉은 날도 있었다.

피해자 옆에서는 그가 같은 이야기를 열 번째 반복하지 않도록 싸웠고, 피고인 옆에서는 그가 저지른 만큼만 책임지도록 싸웠다. 두 자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다. 어느 자리에 앉든 내가 마주하는 것은 결국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사람. 그리고 법이라는, 느리고 무뚝뚝하지만 끝내 작동해야만 하는 기계.

어느 쪽이든, 법정 문을 나설 때 가벼웠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연재는 그 무게에 대한 기록이다.

왜 쓰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여러 번 물었다. 답은 상담실에 있었다. 십사 년 동안 상담실 맞은편 의자에 앉았던 사람들은 놀랄 만큼 같은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런 일이 저한테 생길 줄 몰랐어요.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했다. 몰랐던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아무도 가르쳐 준 적이 없을 뿐이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뉴스에서도. 뉴스는 사건을 한 줄로 전하고 다음 소식으로 넘어간다. 그 한 줄 뒤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겪는지, 사건이 접수되어 판결이 나기까지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그리고 판결 이후의 삶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것은 소설이다. 법전은 읽히지 않지만 이야기는 읽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곳에 일곱 개의 사건을 기록할 것이다. 미리 말해 두지만 모든 사건은 내가 만난 수많은 사건들을 완전히 부수고 다시 지어 올린 픽션이다. 어느 하나도 특정한 실제 사건이 아니며, 어느 하나도 거짓이 아니다. 이 모순된 문장이 성립하는 것이 아마 이 직업의 본질일 것이다.

이 기록이 재미있기를 바란다. 진심이다. 끝까지 읽히지 않는 이야기는 아무것도 지키지 못한다. 그러나 동시에 바란다. 언젠가 당신에게, 혹은 당신이 아끼는 누군가에게 가장 어두운 밤이 왔을 때, 이 기록의 어느 페이지가 떠오르기를. 지우지 마라, 혼자 정리하지 마라, 여기에 전화해라. 그 몇 줄이 떠오르는 것만으로 어떤 밤은 견뎌진다. 나는 그것을 목격한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십사 년을 일하며 알게 된,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사실이 있다. 성범죄 사건은 대개 금요일 저녁에 온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혼자 견디다가, 주말이 오는 게 무서워지는 시점에 사람들은 수화기를 든다.

그날도 금요일이었다.

변론무게
다음 기일 — 1장 「지워지지 않는 얼굴」 1-1화. 금요일 저녁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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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노트 · 第0號

이 연재를 읽는 방법에 대하여. 각 회차의 이야기가 끝나면 이 자리에 「변호사 노트」가 붙습니다. 그 회차에서 다룬 상황의 실제 법률 정보 —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며, 어디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 — 를 짧게 정리하는 자리입니다. 오늘은 첫 회이니 하나만 적어 둡니다.

성범죄 피해를 입었거나 입은 것 같다면, 지금 판단이 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여성긴급전화 1366(24시간, 국번 없이)은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과 지인도 이용할 수 있고, 상담·삭제 지원·법률 지원 기관으로 연결해 줍니다. 이 번호 하나만 기억해 두셔도 이 글은 제 몫을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