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1章 지워지지 않는 얼굴 · 第2回
1-2화. 말하지 못하는 것들
변론의 무게 · 성범죄 전문 변호사가 기록한 일곱 개의 사건
| 기록 번호 | 2026-연재-제2호 |
| 이 사건은 | 딥페이크(허위영상물) 피해 사건의 기록입니다 |

월요일 오전 열 시, 상담실
월요일 아침, 오세라 사무장은 아홉 시 반부터 상담실을 만지고 있었다.
찻잔을 미리 데워 두고, 티슈 상자는 테이블 끝으로 밀어 눈에 띄지 않게 하고, 의자 두 개의 각도를 살짝 틀어 놓았다. 정면으로 마주 보지 않도록. 이십 년 동안 이 사무실의 상담실을 거쳐 간 사람들이 그에게 가르쳐 준 배치였다. 울어도 되는 방이지만, 울라고 준비된 방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것.
"변호사님." 오 사무장이 지나가듯 말했다. "따님 얘기는 따님한테 들으세요. 아버님이 먼저 말을 시작하면, 오늘 상담은 아버님 상담이 됩니다."
열 시 정각에 부녀가 왔다.
한수아 씨는 아버지 반 걸음 뒤에 서 있었다. 모자를 눌러쓰고, 소매 끝을 손바닥 안으로 말아 쥐고. 상담실 의자에 앉아서도 시선은 줄곧 테이블 모서리에 가 있었다. 아버지 한정호 씨는 딸과 나를 번갈아 보다가,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입을 열려 했다. 저, 애가 원래는 밝은 애인데 — 까지 나왔을 때, 나는 손짓으로 조용히 막았다. 그리고 수아 씨에게 물었다.
"수아 씨. 아버님이 옆에 계시는 게 편합니까, 아니면."
모자챙이 아주 조금 흔들렸다. 대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 흔들림의 뜻을 먼저 읽은 것은 아버지였다. 한정호 씨는 잠시 딸의 뒤통수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일어섰다.
"아빠, 아래에서 커피 한잔 하고 있을게. 끝나면 전화해."
문이 닫히기 직전, 그는 나를 향해 고개를 한 번 숙였다. 잘 부탁한다는 인사가 아니라, 나는 저 인사를 안다. 자기가 해 줄 수 있는 게 방을 나가는 것뿐인 아버지의 인사였다.
둘이 남은 상담실은 조용했다. 나는 서류철을 펼치지 않았다. 펜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수아 씨가 아니라 창밖을 보며 말했다. 시선이라는 것도 무게가 있어서, 어떤 사람에게는 정면의 시선이 심문처럼 얹히기 때문이다.
"수아 씨.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늘 말 안 하셔도 됩니다."
모자챙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
"제 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지금 어딘가에 있는 걸 지우는 거고, 다른 하나는 그걸 만든 사람이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겁니다. 그런데 두 가지 다, 수아 씨 입에서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휴대폰이 먼저 시작할 수 있어요."
침묵. 벽시계 초침 소리가 세 바퀴쯤 돌았다. 나는 기다렸다. 기다리는 것이 일의 절반인 날이 있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이윽고 수아 씨가 모자를 벗지 않은 채로, 코트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화면이 아래로 가게. 마치 뜨거운 것을 내려놓듯이. 손이 휴대폰에서 떨어지기까지 다시 몇 초가 걸렸다.
"……링크는 저장해 놨어요."
처음 듣는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지만, 문장은 정확했다.
"지우라고, 지워버리라고 머리로는 백 번 생각했는데. 지우면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라, 저만 증거가 없어지는 거잖아요."
나는 잠시 말을 잃었다. 사흘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은 스물한 살이, 혼자서 그 결론까지 도달해 있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금요일 밤 아버지가 전한 한 문장 — 지우지 말라 — 이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잘하셨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부족한 말인지 알면서도, 그 순간 할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었다. 세상에는 잘했다는 말로는 다 담기지 않는 종류의 용기가 있고, 나는 그 용기를 사흘 밤 내내 혼자 발휘한 사람 앞에 앉아 있었다.
수아 씨가 처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모자챙 아래로 드러난 눈은 사흘 치 울음으로 부어 있었지만, 꺼져 있지는 않았다. 무너진 사람의 눈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으려고 어딘가를 붙잡고 있는 사람의 눈이었다.
그리고 테이블 위의 휴대폰을 보며, 머릿속으로 오늘 밤 안에 끝내야 할 일들의 목록을 적기 시작했다. 링크가 살아 있는 동안 해야 하는 일들. 증거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변호사 노트 · 第2號 — 첫 상담, 말할 준비가 안 됐어도 됩니다
변호사 상담은 진술이 아닙니다. 첫 상담에서 피해 사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해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말할 수 있는 만큼만 말해도 되고, 증거와 절차 이야기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동행인이 함께 들어갈지, 밖에서 기다릴지도 피해자 본인이 정하면 됩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도 피해자는 신뢰관계인(가족·상담원 등)의 동석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상담 전에 사건 정리문을 만들지 마세요. 도움이 되려고 기억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 문서로 만들어 오는 경우가 있는데, 무리하게 재구성한 기록은 나중에 진술과 어긋나는 부분이 생겨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증거(링크·캡처·대화 내용)를 지우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 것, 그것이면 첫 상담 준비로 충분합니다. 진술의 정리는 법률 조력을 받으며 함께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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