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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소설 - 변론의 무게] 1-3화. 증거를 붙잡는 밤 — 삭제보다 먼저 해야 할 일

creator18553 2026. 8. 3. 20:00

 

第1章 지워지지 않는 얼굴 · 第3回

1-3화. 증거를 붙잡는 밤

변론의 무게 · 성범죄 전문 변호사가 기록한 일곱 개의 사건

기록 번호 2026-연재-제3호
이 사건은 딥페이크(허위영상물) 피해 사건의 기록입니다

월요일 밤, 회의실

점심을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는 날이 있다. 그날이 그랬다.

상담이 끝나고 나는 곧장 회의실 문을 열었다. 오세라 사무장은 이미 회의실 화이트보드를 닦아 놓았고, 그 앞에는 강도현 변호사가 노트북 두 대를 펼쳐 놓고 앉아 있었다. 강 변호사는 우리 사무실의 둘째다. 변호사 이 년 차. 판례 번호보다 커뮤니티 용어에 밝고, 정의감이 아직 종이처럼 각이 서 있는 나이. 그 각이 닳는 게 성장인지 마모인지, 나는 아직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수아 씨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조금 늦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회의실 의자 중에서 모니터가 보이지 않는 자리를 골라 앉았다. 강 변호사가 말없이 노트북 화면의 각도를 조금 더 틀었다. 수아 씨 쪽에서는 화면이 완전히 등지도록. 나는 그 손짓을 보고, 이 친구를 뽑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화이트보드에 세 단어를 적었다. 보전. 차단. 특정.

"순서가 중요합니다. 오늘 밤은 첫 번째만 합니다. 지금 올라와 있는 걸 그대로, 통째로 붙잡아 두는 것. 내일 아침이 되면 두 번째로 넘어가서 지우기 시작할 거고, 세 번째는 경찰이 할 겁니다. 만든 사람을 찾는 것."

"왜 지우는 게 먼저가 아닌데요." 수아 씨가 물었다. 목소리에 원망은 없었다. 정말로 묻고 있었다.

"지우는 순간, 그게 있었다는 사실까지 지워지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붙잡아 두지 않으면, 나중에 법정에서 저쪽 변호사가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 게시물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상태를 먼저 만들어 놓고 지우는 겁니다."

작업은 지루하고, 꼼꼼하고, 사무적이었다. 일부러 그렇게 했다. 강 변호사가 링크를 하나씩 열었다. 주소창이 보이게. 화면 상단의 시간 표시가 나오게. 게시 일시, 작성자 닉네임, 조회수가 한 화면에 담기게 캡처하고, 게시물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롤을 내리며 통으로 녹화했다. 닉네임은 영문 여덟 자였다. 나는 그것을 소리 내어 읽지 않았다. 이 방에서 그 이름이 발음될 이유는 없었다.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수아 씨가 입을 열었다.

"저는 사실…… 다 지워버리고 싶었어요. 지금도 그래요. 저장한 링크를 볼 때마다, 제가 그걸 갖고 있다는 게 끔찍해서."

"지우고 싶은 마음이 정상입니다. 끔찍한 걸 끔찍하다고 느끼는 겁니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그 링크는 수아 씨가 갖고 있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겁니다. 수아 씨는 이제 안 봐도 됩니다."

수아 씨는 대답 대신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모자를 벗어 무릎 위에 올려놓았다.

문제는 열 시가 넘어서 터졌다. 정확히는, 터지기 직전에 막았다.

커뮤니티 게시판의 게시물을 보전하던 강 변호사의 마우스 커서가, 화면 구석의 신고 버튼 위에서 멈춰 있었다. 검지가 이미 반쯤 내려가 있었다.

"강 변호사."

"……지금 신고하면 안 됩니까. 이게 버젓이 떠 있는데."

"신고가 접수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지." 나는 목소리를 낮추지 않았다. 수아 씨도 들어야 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게시물이 지워지고, 올린 사람이 눈치를 채. 계정을 지우고, 휴대폰을 바꾸고, 잠적해. 우리는 게시물 하나를 지우고 사람을 놓치는 거야. 저쪽이 지우는 것과 우리가 지우게 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야. 순서를 지켜. 분노는 아껴 뒀다가, 서면에 써."

강 변호사는 커서를 신고 버튼에서 떼어 냈다. 그리고 대신 마지막 링크를 열었다. 오픈채팅방이었다. 보전할 것은 채팅방 이름, 개설 일시, 그리고 참여 인원.

화면을 들여다보던 강 변호사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아주 조용히 말했다.

"……천팔백사십칠 명입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수아 씨는 화면을 등지고 앉아 있었지만, 그 숫자는 등으로도 들렸을 것이다. 나는 메모지에 그 숫자를 적으려다가, 적지 않았다. 적으면 실감이 될 것 같아서. 대신 창밖의 잠든 도시를 잠깐 보았다. 저 불 꺼진 창문들 어딘가에 있을 천팔백사십칠 개의 휴대폰을 생각했다.

그 휴대폰들 속에, 수아 씨의 얼굴이 있었다.
변론무게
지난 기일1-2화. 말하지 못하는 것들
다음 기일 — 1-4화. 두 개의 전선 (아침이 오면, 지우는 싸움과 찾는 싸움이 동시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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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노트 · 第3號 — 디지털 성범죄 증거 보전의 순서

보전이 먼저, 삭제는 그다음입니다. 게시물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가 증거입니다. 캡처는 주소창(URL)과 날짜·시간이 함께 보이도록 화면 전체를 찍고, 긴 게시물은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롤하며 화면 녹화로 남깁니다. 작성자 닉네임, 게시 일시, 조회수, 채팅방이라면 방 이름·개설일·참여 인원까지 한 화면에 담기게 기록해 두세요. 이 작업이 끝난 뒤에 삭제 지원(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여성긴급전화 1366 통해 연결)을 요청하면 됩니다.

가해자와 게시판에 직접 대응하지 마세요. 항의 댓글, 쪽지, 성급한 신고 버튼은 게시자에게 경보가 됩니다. 게시자가 스스로 게시물과 계정을 지우고 잠적하면 처벌에 필요한 '사람 찾기(특정)'가 어려워집니다. 분한 마음은 당연하지만, 대응의 순서는 보전 → 삭제 요청·고소 → 수사기관을 통한 특정입니다. 피해 촬영물·합성물은 피해자 본인이나 가족이 소지·전달할 때에도 법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반드시 변호사나 수사기관의 안내에 따라 다루세요.